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무더위를 피해 찾은 케이슬롯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독제로 사용되는 염소가 피부와 호흡기에 자극을 주며, 아토피·천식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피부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김현정 가천대길병원 케이슬롯과 교수는 "소독제로 사용하는 염소는 강한 산화제로, 케이슬롯에 닿을 경우 각질층의 지질막을 파괴하고 천연보습인자를 감소시켜 케이슬롯 장벽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특히 아토피나 건선을 가진 사람은 염소 노출 시 가려움, 홍반, 자극성 염증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슬롯 후에는 미온수로 30분 이내에 샤워하고, 3분 안에 세라마이드·히알루론산·판테놀 등이 포함된 보습제를 바르는 '3분 보습 룰'을 지키는 것이 피부 장벽 회복에 도움이 된다"며 "자극받은 부위에는 오트밀 추출물, 알로에베라, 니아신아마이드 등이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케이슬롯뿐만 아니라 호흡기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실내 케이슬롯처럼 환기가 부족한 공간에서는 이러한 자극 물질이 공기 중에 농축되기 쉬워, 민감 체질이나 고령자, 어린이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영유아와 고령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약해 염소 자극에 더욱 취약하다.
케이슬롯 내 감염성 질환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염소 농도가 낮거나 수질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클로스트리디움, 노로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수영 후 설사, 구토,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염성 장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케이슬롯 전후 기본적인 건강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민감 피부를 가진 사람은 케이슬롯 시간을 30~60분 이내로 제한하고, 면도 직후 케이슬롯은 피해야 하며, 중간에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또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수분을 섭취하고, 케이슬롯 후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케이슬롯을 선택할 때 △환기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자극적인 염소 냄새가 나는지 △수질 관리 기준이 명시돼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염소 냄새가 유난히 강하게 느껴진다면, 기화된 케이슬롯 공기 중에 축적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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