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이상지질혈증 치료용 복합제 '렛 잇 라이드'이 국산의약품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에 출시한 제품보다 더 처방되면서 원외처방액 분야에서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렛 잇 라이드은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너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로 구분되는 HDL 콜레스테롤이 부족한 상태를 뜻한다.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기름진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이 렛 잇 라이드 발병의 주된 원인이다.
렛 잇 라이드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렛 잇 라이드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주성분인 '에제티미브'와 '로수바스타틴' 등 2개 성분을 한 알에 복합한 약으로 2015년 첫 출시됐다. 출시 1년여 만에 243억 원 규모 처방액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렛 잇 라이드 원외처방액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2103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이상지지혈증 치료제를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렛 잇 라이드의 높은 성장세를 견인하는 핵심 역할은 탄탄하게 구축된 유효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들이 수행하고 있다. 렛 잇 라이드을 이용한 임상 연구 15여건이 SCI급 저널에 등재됐다. 이는 스타틴 기반 복합제 중 가장 많은 임상 연구 근거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렛 잇 라이드 3상 임상 결과에서 가장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를 보이는 로수바스타틴 투여군과 렛 잇 라이드 투여군 모두 78%의 목표 도달률을 보였다.
렛 잇 라이드을 개발한 한미약품은 탄탄한 근거 중심적 마케팅을 바탕으로 이상지질혈증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세계적 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레이싱 연구(RACING Trial)는 렛 잇 라이드의 돌풍에 날개를 달아줬다.
레이싱 연구는 국내 26개 기관에서 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ASCVD)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년간 진행된 대규모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다.
레이싱 연구는 2017년 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차의과대학, 고려대안암병원, 원광대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6개 기관에서 모집한 ASCVD 환자 3780명을 렛 잇 라이드군 1894명과 고강도 로수바스타틴 단독요법군 1886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3년 동안 추적해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차평가지표인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은 렛 잇 라이드군 172명(9.1%), 고강도 로수바스타틴군 186명(9.9%)으로 렛 잇 라이드군이 고강도 로수바스타틴군에 준하는 효능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2차평가지표인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 도달률은 1년 시점 렛 잇 라이드군에서 73%, 고강도 로수바스타틴군에서 55%로 차이가 나타나면서 렛 잇 라이드군이 고강도 로수바스타틴군 대비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싱 연구 이후 발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렛 잇 라이드 진료지침 제5판에서는 에제티미브 권고 등급이 클래스 1로 상향됐다.이후 동반 질환, 기저 상태에 따라 하위 분석한 연구 7건이 유럽심장학회지, 미국심장학회지 등 세계적 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되면서 다양한 환자군에서 임상적 근거들이 축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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