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블랙토토 시즌3'은 상금 456억 원이 걸린 블랙토토에 두 번째 참여한 '성기훈'과 블랙토토을 진행하는 '프론트맨', 블랙토토을 지켜보는 'VIP', 그리고 잔인한 블랙토토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다.
오징어블랙토토은 총 456명이 참여하고 한 명이 탈락할 때마다 상금은 1억 원씩 불어나 최종 1인에게 456억 원의 상금이 지급된다. 참가자들은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인간의 존엄성 측면에서 한 사람의 목숨을 값으로 평가할 순 없지만, 오징어블랙토토에서는 참가자 1명의 목숨값을 1억 원으로 측정한 셈이다.
보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1억 원은 익숙한 금액이다.
'오징어블랙토토 시즌1'은 모든 면에서 아주 단순했다. 참가자 456명 전원이 모두 456억 원의 주인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징어블랙토토 시즌2'에서는 재참가자인 '기훈'이 변수가 됐다. 455명의 참가자가 상금을 타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훈의 목적은 블랙토토을 멈추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리고 '오징어블랙토토 시즌3'에는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다. 바로 부활한 '222번' 참가자다. 222번 참가자는 블랙토토에서 탈락해 사망했지만, 222번의 갓난아기가 블랙토토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VIP들은 블랙토토에 탈락한 222번의 아기가 블랙토토에 참가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논의한다. 우선 "아이를 블랙토토에 참가시키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VIP들은 이미 아이의 엄마가 탈락했고, 아이는 독립적인 참가자가 아닌 222번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함께 탈락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아이를 블랙토토에 참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VIP들은 아이가 죽지 않고 블랙토토을 통과했기 때문에 탈락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맞선다.
222번의 부활 여부에 대해 기훈을 제외한 참가자들은 부정적이었다. 상금의 경쟁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블랙토토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아기가 죽은 엄마의 번호와 돈을 물려받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아기와 상금을 나누는 것은 인정할 수 없고, 엄마가 죽었으니, 아기도 탈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오징어블랙토토의 상금을 참가자들의 사망보험금이라고 본다면 222번의 블랙토토 참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보험계약은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계약자와 보험의 대상이 되는 피보험자 그리고 보험금을 지급받을 권리를 가진 수익자로 이뤄진다. 통상 수익자는 피보험자로 지정되지만, 사망보험금의 경우 피보험자의 사망을 담보로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법정상속인 순위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오징어블랙토토의 상금을 사망보험금의 관점에서 보면 부활한 222번이 엄마의 번호와 돈을 받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블랙토토 안에서 모든 참가자는 계약자이자 피보험자가 된다. 수익자는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부활한 222번에 대해 보험 계약을 적용하면 계약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엄마인 222번은 이미 임신한 상태에서 블랙토토에 참여했고, 부활한 222번이 비록 '아기'일지라도 블랙토토에서 살아남은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망한 222번의 법정상속인이기 때문에 엄마의 블랙토토 번호와 돈을 물려받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마지막 블랙토토에서 더 많은 상금을 갖기 위해 의사결정 능력도 없고 혼자서 살아남을 수도 없는 부활한 222번을 가장 먼저 탈락시키려고 한다.
이에 기훈은 부활한 222번을 보호하며 블랙토토에 참여한다. 실제 미성년자가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지정돼도 비슷하다. 사망보험금은 보험계약에 명시된 수익자에게 지급되지만, 미성년자가 수익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이 수익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보험금을 대신 관리하게 된다.
기훈은 222번의 법정대리인 역할을 한 셈이다. 법정대리인은 일반적으로 생존한 부모, 조부모 혹은 법원이 지정한 후견인이 될 수 있다.법정대리인은 수익자인 미성년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보험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필요한 경우 법원의 승인 하에 일부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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