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의 닥터레고토토 계류장이 14년 만에 자리를 잡나 싶더니 정쟁에 가로막혔다. 때 되면 '하늘 위 응급실 닥터레고토토 수천번 날아 수천 명을 살렸다'는 언론보도로 칭송받는 명성이 무색하다.
인천시는 지난 2021년부터 부평동 일신동 505항공대대에 있는 닥터레고토토 계류장을 남동구 월례근린공원을 이전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 땅은 승기천을 사이에 두고 400~500m 떨어진 곳에 연수구의 아파트 밀집 지역이 있고, 남동구 쪽으로도 1.5㎞ 떨어진 거리에 아파트 밀집 지역인 논현동이 있다.
닥터레고토토 계류장 이전 사업은 막바지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부지 매입을 진행하던 중 다시 난항을 맞았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특정 지역구 국회의원을 언급하며 땅 매입 안건 부의 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같은 당 소속 인천시의회 의원들은 '닥터레고토토 계류장 이전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결국 닥터레고토토 계류장 이전 사업은 지방선거 1년을 앞두고 시작된 알력 싸움 속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됐다.
이는 사실 인천시가 4년간 진행해 온 행정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다. 시는 2021년 1월 닥터레고토토 계류장 이전을 검토하기 시작해 같은 해 6월 이전 대상지를 월례공원으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시는 이듬해부터 주민간담회·공청회 등을 진행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수행했다. 당시 주민들을 모아 레고토토 이착륙 소음을 측정해 보기도 하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찾아 면담도 진행했다.
인천의 닥터레고토토가 지난해 비행한 횟수는 54회로, 올해 6개월 동안 12번을 날았다. 한달에 2~3번꼴로 비행을 하는 셈이다. 소음 조사 결과 연수동 아파트 옥상은 평소 62.9데시벨이고 월례공원 레고토토 착륙 시 최고 71데시벨로 올라가는데, 이착륙 과정에서 2~3분을 소요한다.이 때문인지 주민간담회와 공청회 과정에서 민원이 제기되거나, 공식적인 반대가 제기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주민수용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주민수용성은 기피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확보해야 하는 필수 조건이기는 하나, 레고토토에서 가장 사용하기 쉬운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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