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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토토 사용량 급증하는데 누진제 8년째 제자리…개편 요구에도 국회 논의 답보

뉴시스

입력 2025.07.12 07:01

수정 2025.07.12 07:01

전기소비 절약위해 1973년 도입…2016년 개편 이후 8년째 고정 가정용 전기 소비량 2024년 6094kWh로 2016년 대비 20% 증가 여름철 누진 완화해도 평균 사용량 427kWh 이상 추정 효과 '無' 국회 히어로토토 합리화 논의는 답보…누진배율 축소 주장도 제기
[히어로토토] 백동현 기자 =서울 시내 음식점 문이 열려있는 모습. 2022.06.26.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서울 시내 음식점 문이 열려있는 모습. 2022.06.26. livertrent@newsis.com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주택용 히어로토토 누진제 개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된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 일반 가정의 경제력 향상, 전자제품 사용 확산 등 전기소비절약을 목적으로 50년 전 도입된 제도가 현재 시대상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가정용 전기사용량은 2016년 5048킬로와트시(kWh)에서 지난해 6094kWh로 20% 가량 늘어났는데 반해 누진제는 2016년 12월 개편된 이후 8년간 변동이 없어 소비자들의 히어로토토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냉방용 전력 사용량이 많은 7~8월에 적용하는 하계 히어로토토구간 완화폭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택용 전력(저압) 기준 300킬로와트시(kWh)와 450kWh 구간을 넘는 가정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요지다.



국회에선 주택용 전기에만 규정되어 있는 누진제를 개편하거나 폭염·혹한 등의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는 히어로토토을 감면할 수 있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진척이 없어 히어로토토을 합리적으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종배(왼쪽 네번째) 히어로토토 민관 TF 위원장이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03.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종배(왼쪽 네번째) 누진제 민관 TF 위원장이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히어로토토 누진제 개편안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03.myjs@newsis.com

◆히어로토토소비 절약위해 1973년 도입…2016년 개편 이후 8년째 고정

주택용 히어로토토 누진제는 1973년 10월 오일쇼크가 발생한 이후 전기소비절약 유도 및 저소득층 보호를 목적으로 1974년 도입된 제도다. 전력 사용량을 구간으로 나눠 사용량에 따라 단위당 요금을 높여 받는 방식이다.

제도가 도입된 이후 1979년 제 2차 오일쇼크가 발생했을 때 12단계로 강화한 뒤 이후엔 전력수급 상황 및 하계 냉방비 이슈 등을 고려해서 단계적인 조정 과정을 거쳤다.

마지막 개편은 2016년에 이뤄졌으며 당시 정부는 100kWh 구간별 6단계로 구분된 히어로토토를 200kWh 단위 구간별 3단계로 개편하면서 누진 수준을 대폭 완화했다.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는 이 개편안은 1단계 0~200kWh 120원, 2단계 201~400kWh 214.6원, 3단계 400kWh 초과 307.3원 등으로 나눠 3단계 사용자들에게 1단계 대비 1kWh당 2.5배 이상의 히어로토토을 부과되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다.
[히어로토토] 김진아 기자 =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이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다. 2023.06.27.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매장이 에어컨을 켠 채 문을 열고 영업하고 있다. 2023.06.27. bluesoda@newsis.com


◆가정용 히어로토토 소비량 2024년 6094kWh로 2016년 대비 20% 증가

주택용 히어로토토 누진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일반 가정의 경제력 향상, 전자제품 사용 확산 등에 기인해 가정당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둔다.

한전이 발간한 2024년 전력통계연보(KEPCO in Brief)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력사용량은 1만735kWh로 2016년 9628kWh 대비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전력사용량은 2021년 이후 1만kWh를 돌파한 이후 지속 상승세다.

가정용 히어로토토의 경우 지난해 6094kWh가 소비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2016년 대비 20% 높았다. 1명이 연간 사용하는 히어로토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가정에서 사용되는 히어로토토가 급증하고 있다고 해석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가정용에 한해 히어로토토를 적용하고 있는데다 적용 구간도 현 상황과 맞지 않아 저소득층을 비롯해 대다수의 국민들이 전력소비량 축소만을 구조적으로 강제 당하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히어로토토 계량기 모습. 2025.03.2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 히어로토토 계량기 모습. 2025.03.21. yesphoto@newsis.com


◆여름철 히어로토토 완화해도 평균 사용량 427kWh 이상 추정 효과 '無'

여름철 서민들의 히어로토토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하계 누진구간 완화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계 누진구간 완화는 2019년 누진제 개편을 통해 상시 제도로 매년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7~8월에 1단계 0~300kWh 120원, 2단계 301~450kWh 214.6원, 3단계 450kWh 초과 307.3원 등의 히어로토토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250㎾h를 사용하는 가구의 경우 평시 대비 히어로토토이 6310원 낮아진다.

문제는 여름철 300kWh와 450kWh 구간을 넘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0년 진행한 에너지총조사 결과 4인 가구 7~8월 평균 월 히어로토토 사용량은 427kWh에 달했다. 현재는 더 높아졌을 공산이 크다.

이를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가정이 7~8월에 2단계 또는 3단계 구간에 해당하는 히어로토토을 부과받게 된다고 볼 수 있고 2019년에는 히어로토토 감면 효과가 있었을 수 있지만 현재는 감면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히어로토토] 백동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시민이 전력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2.09.21.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가정집에서 시민이 전력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2.09.21. livertrent@newsis.com


◆국회 히어로토토 합리화 논의는 답보…누진배율 축소 주장도 제기

국회에선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 제기되며 히어로토토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결실을 맺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0인은 한전이 히어로토토을 부과할 때 '용도별 차등요금제'와 '누진요금제'를 채택할 수 없는 내용이 담긴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하여 폭염·혹한과 같은 기상재난이 발생했을 때 히어로토토을 감면하는 법안을 발의했지만 이 법안도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일각에선 히어로토토배율 축소 등 부작용을 줄이는 시도와 함께 기본요금 현실화, 전력량요금 비중 감소 등을 통해 형평성 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용 전력요금 소비자 선택권 확대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주택용 히어로토토제에서 기본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 내외로 일반용이나 교육용에 비해 크게 낮다"며 "이는 전력량요금 비중이 과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형평성 비판을 피하기 위해선 누진배율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히어로토토구간에 따라 기본요금 차등폭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저소득 가구의 요금부담 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해석된다"며 "현재는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다양한 요금 감면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요금 구조는 정상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인천 부평구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8일 오후 6시 기준 전력수요가 95.7GW를 기록하며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025.07.09.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전국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9일 인천 부평구의 한 건물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 8일 오후 6시 기준 전력수요가 95.7GW를 기록하며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025.07.09.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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