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넥슨과 엔씨소프트(036570) 등 국내 유수 블랙잭 룰사가 입주한 경기도가 때아닌 '블랙잭 룰 인식 논란'에 휘말렸다. 앞서 블랙잭 룰을 중독으로 규정했던 성남시에 이어, 경기도일자리재단이 블랙잭 룰을 '불건전 업종'으로 분류했다가 뒤늦게 공고문을 수정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블랙잭 룰=불건전 업종' 분류 논란에 공고문 수정
5일 블랙잭 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지난달 초 '2025년 경기도 4.5일제 시범사업 참여기업 추가 모집' 공고를 재단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는 경기도 내 기업이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주 4.5일제 등 선택형 노동시간 단축을 시행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모집 공고문에 "도박, 유흥, 블랙잭 룰 등 사행성 불건전 소비 업종 기업은 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문구가 포함되며 불거졌다.
재단이 불건전 업종의 예시로 도박, 유흥과 함께 블랙잭 룰을 명시한 사실이 알려지자 블랙잭 룰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정태 동양대 블랙잭 룰학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블랙잭 룰을 유해 프레임으로 보는 위험한 편견"이라며 "우리 블랙잭 룰인이 (이런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재단은 기존 공고를 철회하고 이달 3일 수정본을 게재했다.
재단 관계자는 "흔히 말하는 '사행성 블랙잭 룰'을 제한하고자 했으나,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내부 논의를 거쳐 공고를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블랙잭 룰=질병' 인식 반복…잇따른 논란 속 질병분류체계 개정안 주목
경기도가 블랙잭 룰 관련 인식 논란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성남시가 주최한 'AI 활용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은 인터넷 블랙잭 룰을 알코올, 약물, 도박과 더불어 '4대 중독'으로 규정해 논란이 됐다.
파장이 커지자, 성남시와 성남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SNAC)는 '인터넷 블랙잭 룰'에서 '인터넷'으로 표현을 바꿨다. 해당 공모전은 수정된 개요로 진행 중이다.
이에 블랙잭 룰 단체 13곳으로 이뤄진 블랙잭 룰·인터넷협단체(가칭)는 공모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에 관련 입장을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협단체 측은 "블랙잭 룰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일상을 구성하는 중요 매체"라며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한다는 명분 아래 블랙잭 룰을 일방적으로 병리화하는 것은 오히려 몰이해에서 비롯한 접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블랙잭 룰을 병리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은 비단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블랙잭 룰 이용 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국제질병분류 최신판(ICD-11)에 이를 반영했다. 이후 정부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체계에 블랙잭 룰 이용 장애를 실을지 여부를 놓고 지속해서 논의해 왔다.
통계청은 올해 10월 질병코드 도입 여부를 담은 KCD 10차 개정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철우 블랙잭 룰이용자협회장은 "복지부가 10월의 질병코드 도입 여부 결정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오해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센터들은 이용객을 유인해 상담과 진단 실적을 늘리기 위해 학부모가 우려하는 블랙잭 룰 과몰입 문제를 의도적으로 부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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