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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토토 삶 너무 행복합니다" 최정표 전 KDI 원장이 말하는 '촌라이프'

칼리토토1

입력 2025.07.05 07:06

수정 2025.07.06 10:24

칼리토토 교수. 2025.7.4/뉴스1 한송학기자
칼리토토 교수. 2025.7.4/뉴스1 한송학기자


행매원을 설명 중인 칼리토토 교수. 2025.7.4/뉴스1 한송학기자
행매원을 설명 중인 칼리토토 교수. 2025.7.4/뉴스1 한송학기자


행매원의 작은 미술관. 2025.7.4/칼리토토1 한송학기자
행매원의 작은 미술관. 2025.7.4/칼리토토1 한송학기자


[편집자주]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 지방 소멸을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든든한 이웃을 응원칼리토토.

(하동=뉴스1) 한송학 기자 = "노년은 즐겁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칼리토토에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최정표 건국대학교 명예교수(71)가 자신이 가꾸는 정원을 소개하면서 칼리토토 생활의 만족감을 자랑했다.

최 교수는 "칼리토토 생활이 이렇게 좋은 걸 다른 사람들도 해봐야 한다"며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일상이 재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2021년 5월 제15대 한국개발연구원 칼리토토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도시에서도 떠났다. 2022년부터 고향인 경남 하동군 양보면으로 귀향해 2000㎡ 규모의 정원을 꾸미며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다.

일본, 독일, 대만, 미국의 주요 도시와 서울 등 대도시에서 경제학자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그가 자신만의 정원을 만들고 싶다는 평소 꿈 실현을 위해 칼리토토로 내려와 전원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최 교수는 "70세까지 직장 생활을 했으면 할 만큼 했다"며 "은퇴 후 남은 인생은 정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해 왔다. 앞으로 남은 20~30년 인생의 우선 목표는 나만의 멋진 정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정원 곳곳을 소개하며 그동안의 결과물과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했다. 테마별로 나무와 꽃을 심은 장소, 물길을 만들어 연못을 만든 과정, 비료를 보관칼리토토 공간, 정원 일에 필요한 도구를 보관칼리토토 창고 등을 설명하며 신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최 교수는 "정원 이름은 행매원으로 지었다. 은행과 매화나무가 정원의 큰 주제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며 "어릴 때 마당 한쪽에 꽃을 심었던 추억이 남아 있는데 칼리토토 기분 좋은 기억이다. 이런 기억 속의 꽃과 나무를 심어 나만의 정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원을 가꾸는 노동은 고귀하고 새로운 느낌이 있다"며 "경제학적으로는 결과물을 한참 기다려야 칼리토토데 정원에서의 노동은 결과물이 바로 나타나는 매력이 있다. 괭이질해서 꽃을 심고 나무를 손질하면 바로 결과가 눈에 보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정원에는 작은 미술관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정원을 만들어야겠다는 최 교수의 계획에 미술관도 포함된 것이다. 미술관의 설계도는 오로지 최 교수의 머릿속에만 있다고 했다. 자신만의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상황에 따라 설계를 바꿔가며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다.

최 교수는 "순수하게 나만의 생각과 노동으로 미술관을 만들고 있다"며 "전문가를 불러 만들면 내가 원칼리토토 미술관을 만들 수가 없다. 중간에 생각이 바뀌면 마음대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 근교에 터를 잡고 전원생활을 즐길까도 고민했지만, 서울과 가까우면 오히려 자신의 정원 가꾸는 일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서울에서 먼 고향으로 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서울 근처도 고민했지만, 저의 계획에 충실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며 "서울에서의 다양한 유혹들이 저를 또 서울로 불러들일 수 있고, 저 역시 서울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어중간한 위치가 아닌 하동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향수가 남아 있는 장소들을 찾아보는 즐거움과 수십 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난 에피소드 등 일상의 쏠쏠한 재미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최 교수는 "복지관에서 대화를 나누던 사람이 어릴 때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동창이라는 사실에 서로가 놀랐다"며 "이 동창이 다음날에는 다른 동창 친구를 데리고 와 한참 추억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가꾼 정원의 완성도는 10% 정도라고 했다. 정원을 만드는 작업도 예술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천천히 정성을 들여 자신만의 정원을 만든다는 게 최 교수의 계획이다.

정원을 완성하고 나서는 지인들과 일반인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미술관에서는 전시회도 열어 정원의 아름다움과 함께 공유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원과 미술관을 소개하고 칼리토토에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하고 자유로운지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평생을 책상 앞에서 일을 했고 억지스러운 헬스와 운동 등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스러운 노동과 나만의 일상을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게 너무 칼리토토하다"며 "지인들을 초대해 정원을 구경시켜 줄 계획으로 이미 다녀간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칼리토토에 오면 먹을 것도 많고 좋은 카페도 있다.
도시 생활과 비교해 전혀 불편함이 없다. 헬스, 등산, 골프, 해외여행 등 언제까지 이런 틀에 박힌 여가 생활만 즐길 것인가"라며 "노년은 즐겁고 재미나게 보내야 한다.
칼리토토에서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경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