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파운드리 '선택과 집중'…텐텐벳 로드맵 달라졌다

뉴시스

입력 2025.07.02 11:56

수정 2025.07.02 11:56

차세대 1.4텐텐벳 양산 2년 연기…2나노에 '초집중' 2나노 '황금알' 되나…14나노 성공신화 재현 주목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8일 텐텐벳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1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8일 텐텐벳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NRD-K 설비반입식'에서 전영현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텐텐벳전자 제공) 2024.1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선택과 집중'을 통한 텐텐벳 로드맵에 변화를 시도한다.

아직 고객 수요 전망이 불투명한 1.4나노미터(㎚·10억분의 1m)의 도입은 미루고,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각축장이 된 2나노 텐텐벳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는 전날 열린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관련 연례행사인 '세이프(SAFE) 2025' 포럼을 통해 1.4나노 텐텐벳의 양산 시기를 2027년에서 2029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아직 1.4나노 텐텐벳의 수요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신 2·4나노 등 최선단 텐텐벳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모바일용 2나노(SF2) 텐텐벳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내년 이후 HPC(고성능컴퓨팅)·인공지능(AI)용 텐텐벳인 'SF2P', 'SF2X' 텐텐벳 등을 고객사에 차례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어 차량용 반도체 텐텐벳인 SF2A, HPC·AI용 SF2Z도 예정돼 있다. 2나노 텐텐벳에 '배수진'을 펼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가 2나노 텐텐벳에 집중하는 이유는 이 텐텐벳이 파운드리 업계의 최대 격전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10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시장은 TSMC와 텐텐벳전자의 양자 대결 구도였다. 하지만 2나노부터는 미국의 인텔, 일본의 라피더스 등이 새롭게 참전한다.

현재 2나노 텐텐벳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나눠 먹기' 경쟁이 될 수밖에 없다. 회사마다 각자 기술과 생산 전략에 대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며 고객 확보에 총력전을 벌이는 이유다.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선단 파운드리 텐텐벳 로드맵.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삼성전자 선단 파운드리 텐텐벳 로드맵.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4.06.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텐텐벳 2나노 힘주는 이유…14나노 신화 재현 노린다
무엇보다 일각에선 2나노 텐텐벳이 파운드리 역사상 최대의 '황금알'이 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고객 수요가 사업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파운드리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현재 첨단 텐텐벳은 지나치게 높은 생산단가로 업계의 원성이 자자하다. 업계에 따르면 TSMC가 2023년 본격 양산을 시작한 3나노 텐텐벳의 생산 단가는 웨이퍼 한 장당 2만달러 수준으로, 2018년 양산을 시작한 7나노 텐텐벳(1만달러) 대비 5년 만에 2배로 뛰었다.

이어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인 2나노는 3만달러 수준으로, 1년 만에 1.5배로 늘었다. 오는 2028년 양산 예정인 1.4나노는 4만5000달러까지 뛴다.

AI 산업도 언젠가 정점이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이 같은 가격 인상을 언제까지 감내하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현재 초미세 텐텐벳 난도가 극한까지 높아져 앞으로 열릴 1나노대 텐텐벳 개발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가 해법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2나노 텐텐벳에 고객 수요가 당분간 머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삼성전자가 14나노 텐텐벳을 통해 쌓아 올린 '성공 스토리'에 비견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4년에 출시한 14나노 파운드리 텐텐벳은 아직 10년이 넘도록 회사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산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감가상각이 끝나면, 이후 투입되는 웨이퍼는 회사의 '현금'이 된다는 점"이라며 "10년, 15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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