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뉴스1) 김기현 기자 = "좋은 멤버십토토 가서 잘 살아라. 생떼 같은 내 새끼…"
'멤버십토토 참사 1주기'를 맞은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리튬전지 제조공장 멤버십토토 앞이 '눈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멤버십토토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멤버십토토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공동 거행한 '추모 위령제'에 참석한 유족 30여 명의 아픔이자, 분노다.
하나같이 하얀 리본 그림 아래 '20240624'라고 적힌 하늘색 티셔츠를 입은 유족들은 여전히 1년 전 '그날'을 멤버십토토내고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소중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희생자들이 생전 좋아했던 과일 등 음식들로 제사상이 가득 찰 정도였다.
60~70대로 보이는 한 유족은 제사상에 소주를 놓고 헌화한 후 절을 하던 중 "아이고, 불쌍한 것. 너무 보고 싶어 죽겠어"라며 목을 놓아 울면서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고(故) 엄정정 씨 어머니 이순희 씨는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여전히 딸이 항상 옆에 있고, 문을 열고 '엄마'하고 들어오는 것 같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자식을 잃고 나니 한국이 너무 원망스럽다"며 "이렇게 위험한 멤버십토토 왜 노동자를 파견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또 "아직도 내 자식이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있다"며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 많이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위패와 파란색 꽃을 손에 든 채 아직도 참사 당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멤버십토토 건물 바로 앞까지 가 온몸으로 희생자 고통을 되새기기도 했다.
이어 경찰과 협의해 굳게 닫혀 있던 건물 문을 활짝 열고 재차 헌화하며 위패를 태워 희생자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이때 일부 유족은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통곡하며 건물 안쪽을 향해 밖으로 나오라는 손짓을 보내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태윤 멤버십토토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 대표는 "박순관은 재판 과정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상 대표가 아니라고 한다"며 "아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데) 아들인 박중언도 잘못이 없다고 하며 유가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이게 1년이 지난 현재 이들이 하는 천인공노할 행태"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너무나도 분노스럽고, 억울하다"며 "앞으로 민·형사상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6월 24일 멤버십토토에서 불이 나 23명(한국인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박순관 대표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등으로 같은 해 9월 24일 구속 기소됐다.
그는 유해·위험 요인 점검을 이행하지 않고,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을 구비하지 않는 등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중언 본부장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상, 파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른 임직원 등 6명과 멤버십토토을 포함한 4개 법인도 각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박 본부장 등은 발열감지 점검 등 전지 보관·관리를 미흡하게 하고, 화재 대비 교육 및 소방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 등 안전 관리상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멤버십토토은 2020년 5월 사업 시작 후 매년 적자가 나자, 무허가 파견업체 소속 비숙련 외국인 근로자 320명을 생산 공정에 교육 없이 즉시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을 높이기 위해 기술력 없이 노동력만 집중적으로 투입해 무리하게 생산을 감행, 해당 사고를 야기했다는 게 수사기관 판단이다.
수사기관은 또 멤버십토토이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을 철거하고, 대피경로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임의로 변경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별개로 박 본부장 등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방기술품질원 품질검사를 통과하고자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꿔치기 하는 수법으로 데이터를 조작해 47억 원치 전지를 군납한 혐의도 있다.
멤버십토토 모회사인 에스코넥 역시 2017∼2018년 국방부에 전지를 납품할 당시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군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에스코넥 대표는 박 대표가 겸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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