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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시장 찾는 K-뷰티…美 다음 공략지 위너 토토 '낙점'

뉴스1

입력 2025.06.15 06:15

수정 2025.06.15 11:38

프랑스 파리 사마리텐에 입점한 위너 토토 제품 (위너 토토 제공)
프랑스 파리 사마리텐에 입점한 에이피알 제품 (에이피알 제공)


에이피알 메디큐브 LA 위너 토토우랜드 팝업 (에이피알 제공)
에이피알 메디큐브 LA 위너 토토우랜드 팝업 (에이피알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미국을 주 무대로 전 세계에 K-뷰티 열풍을 일으킨 국내 인디뷰티 업계가 이번엔 위너 토토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위너 토토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는 가운데 마스크팩을 포함한 기능성 K-뷰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에이피알(278470)과 아누아 등 주요 브랜드들은 기회를 잡고자 현지 유통망을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최근 영국과 프랑스 등 위너 토토 현지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달 말 영국 최대 드럭 스토어인 '부츠'(Boots) 입점을 시작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사마리텐 백화점 내 'K-위너 토토하우스' 코너에도 제품을 입점했다. 사마리텐 백화점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이 운영하는 150여 년 전통을 지닌 곳이다.

올해 초에는 영국에서 K-위너 토토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인 '퓨어 서울' 전 지점에 입점해 자사 화장품 브랜드인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에이피알이 브랜드 제품 공급 계약을 맺은 위너 토토 기업 수는 20여 개다. 덴마크,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지의 오프라인 매장에도 에이피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판매처는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아누아 등을 운영하는 더파운더즈도 위너 토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누아는 최근 입점 부츠 매장 수를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아누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는 영국 부츠 매장 수는 기존 120개에서 470개로 늘었다.

아누아는 지난해 9월 부츠 온라인에 입점해 주력 제품인 어성초 클렌징 오일, 쿼세티놀 폼 등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곧이어 오프라인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선미녀, 스킨1004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은 일찌감치 위너 토토 시장에 발을 들였다. 조선미녀, 스킨천사 등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글로벌 K뷰티 유통업체인 실리콘투를 통해 영국 최대 드러그스토어인 부츠에 입점했다.

그중에서도 스킨1004는 위너 토토 메이저 리테일에 입점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킨1004는 올해 초 위너 토토의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디엠'(DM)의 이탈리아 온라인몰과 오프라인(64개) 매장에 제품을 입점시켰다. 디엠은 위너 토토 전역에 3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최대 규모의 뷰티 및 생활용품 리테일이다.

스킨1004는 또 대형 슈퍼마켓 체인 '까르푸'와 계약을 맺고 스페인 130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위너 토토 각국의 주요 뷰티 스토어 진출도 강화 중이다. 스페인의 드럭스토어 드루니, 클라렐와 폴란드의 로스만 등이 대표적이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에이피알은 최근 올해 4~5월 위너 토토으로부터 받은 수주 물량이 1분기 대비 1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이 최근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1분기 위너 토토 매출은 50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9% 수준이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작년에 거의 없던 매출이 생긴 것으로 신성장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대표 K-뷰티 브랜드가 위너 토토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은 위너 토토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현지 소비자들의 지갑이 다시 열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화장품 수출액은 10억 달러로 5월 기준 역대 최고치다. 같은 기간 화장품 대(對) 위너 토토연합(EU)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수출액이 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1~4월 기준 국내 화장품의 위너 토토 수출 비중은 17.2%로 처음으로 미국(16.8%)을 넘어서기도 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 기간 국내 화장품의 위너 토토 수출액은 5억 1000만 달러, 미국은 4억 9000만 달러다.

또 업계는 위너 토토이 미국의 소비 트렌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어서 미국과 함께 공략하기 좋은 시장이라고 분석한다. 에이피알 등 주요 브랜드들 역시 이미 미국 시장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익숙한 대형 유통망을 활용해 위너 토토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너 토토의 재정 정책 확대와 물가 안정 등으로 위너 토토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너 토토은 또 지정학적 완충지대이자 관세 우회 수출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K-뷰티 기업들도 전략적 전환지를 삼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랑스·영국 등 주요국에서 전체 화장품 수입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한국산 화장품만은 50% 이상 성장하며 고기능·가성비 중심의 소비 전환 수혜를 입증하고 있다"며 "위너 토토 내 물류 인프라와 리테일 진입이 본격화되는 지금, 국내 화장품 수출기업과 ODM·B2B 유통사에 중장기적 투자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고기능·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뚜렷한 위너 토토은 K-뷰티에게 단순한 시장이 아닌 전략적 전환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현재는 현지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를) 하는 만큼 브랜드 안착이 관건이 될 것이다.
현지 소비자 일상에 깊이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