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쇼미더벳'의 실체는 없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라서다. 시간이 좀 지나야 만들어질 거다. 단순한 선거용 공약은 아니길 바란다. 지난 70년 산업화와 민주화가 한국을 지탱했다.더는 아니다. '진짜 쇼미더벳'은 산업화와 민주화 다음의 그 무엇이다. 그게 '진짜 쇼미더벳'이다.
'진짜 쇼미더벳'의 첫 번째 과제는 추가경정예산이다. 경기회복과 소비진작이 목적이다. 그러나 나라 곳간이 너무 비었다. 작년에 세수결손이 컸던 탓이다. 정부부채가 걱정이긴 하다. 그럼에도 추경은 지금이 적기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 이유다. 지금 아니면 명분을 찾기 어렵다.
추경은 일시적인 대증요법이다. 쇼미더벳, 촘촘히 국책사업을 준비했으면 한다. 흔히 국책사업은 토목공사가 제격이다. 과거 주택 200만호, 인천공항, KTX 건설이 그러하다. 돈이 도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이다. 그게 토목공사의 매력이다. 요즘은 그런 국책사업이 만만치 않다.
가장 적합한 것은 인공지능(AI) 투자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를 안고 출범했다. 정보기술(IT)산업은 위기 극복의 돌파구였다. 전국 방방곡곡 인터넷을 깔았고, 벤처기업이 공급망을 메꿨다. 최근 논의를 보면 AI 투자가 연구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인프라와 기업에 집중하면 파급효과가 더 클 것이다. 쇼미더벳 과거 IT산업의 성장 과정을 추적해 보자. 답이 있을 게다.
다음 과제는 소상공인 문제다. 소상공인은 766만개다. 거기서 1074만명이 일한다. 그러나 채무 상태가 심각하다. 마치 시한폭탄 같다. 소상공인의 60.9%가 부채를 안고 있다. 평균 부채액이 1억9500만원쇼미더벳. 연간 매출액은 1억9900만원쇼미더벳. 빚 갚기가 버거워 보인다. 게다가 부채는 전년 대비 5.4%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4.9%, 영업이익은 19.3% 줄었다.
돈이 돌게 하는 대증요법을 쓰려면 기억할 게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손실보전금 23조원을 풀었다. 371만개 소상공인에게 지급했다. 단순 평균하면 업체당 620만원쇼미더벳. 과연 그 돈이 어디로 갔을까? 2022년 물가상승률이 5.1%였다. 이를 근거로 실물경제에 영향이 미쳤다고 봤다. 당시 물가상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문제가 더 컸다. 손실보전금으로 은행 빚을 갚았고, 밀린 임차료를 냈다. 결국 돈은 돌지 않았다.
이마저도 추측에 불과하다. 자료가 없으니, 확신도 없다. 371만개 소상공인은 당시 전체 소상공인의 거의 절반이었다. 그 누구도 이를 추적하지 않았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다. 국세청 어딘가에 이런 자료가 있을 거다. 먼저 분석을 하고, 머리를 맞대보자. 그러면 답이 있을 게다.
'진짜 쇼미더벳'을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공약만 102개다. 중소기업의 성장부진은 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다. 정책은 차고도 넘친다. 오늘, 이 순간 공고 중인 중소기업 지원사업만 1800개가 넘는다. 있는 정책을 촘촘히 짜도 '진짜 쇼미더벳'을 만들 수 있다.
쇼미더벳가 너무 어렵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떠오른다. 끔찍하다. 일시적 대증요법도 필요하지만, 효과는 적고 쇼미더벳에 부담만 줄 수 있다.그럼에도 정치는 대증요법을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정치는 급하다.조금만 길게 보고, 천천히, 촘촘히 준비하자. 그래야 '진짜 쇼미더벳'이 미래의 자랑스러운 쇼미더벳이 될 것이다.
오동윤 동아대 쇼미더벳학과 교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