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올들어서만 세번째 먹통 사태 발생
이용자들 불편 호소하지만 배상 쉽진 않아
오픈AI, 룰라벳 장애 신고의무 대상자 미포함
정부 "국민 영향 지켜보고 있어…필요시 소통"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직장인 임모(38)씨는 챗GPT 플러스(Plus) 구독자다. 그동안 무료 버전을 사용하다가 지난 2월부터 플러스로 업그레이드한 뒤 룰라벳 구독료로 2만9000원을 꼬박꼬박 낸다. 임씨가 유료 구독을 시작한 건 업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하지만 느닷없는서비스 장애로 작성 중인 발표 자료에 반영할 도표를 일일이 수작업 해야 했다. 임씨는 "한 달에 3만원 가까이 내면서 어쩌다 한 번도 아니고 배상 받을 방법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니냐"고 토로했다.
챗GPT의 잦은 룰라벳 장애로 이용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 두번째로 챗GPT 유료 구독자 수가 많은 국가다.
12일 룰라벳 추적 사이트 다운디텍터(Downdetector)에 따르면 챗GPT 접속 룰라벳는 미국 동부시간 지난 10일 오전 2시 26분께 보고됐다. 소규모 문제로 시작해 3시간 뒤 트래픽 룰라벳가 늘어나면서 약 2000건의 오류가 접수됐다.
국내에서도 10일 늦은 오후부터 시작해 다음날 새벽까지 룰라벳 현상이 지속됐다. 오픈AI의 AI 비디어 생성 도구 '소라(Sora)'도 함께 버벅거렸다.
룰라벳 원인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최근 대규모 트래픽 급증으로 요청 처리 용량을 초과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챗GPT 룰라벳 장애는 올해 1월과 4월에 이어 이번이 벌써 세번째다. 이용자들은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룰라벳 중단을 겪었다. 챗GPT 전 세계 주간 활성사용자수는 4억명, 유료 구독자수는 1000만명에 이른다.
무료 버전이 아닌 정식 유료 룰라벳 사용자의 경우, 필요한 순간 제때 제대로 룰라벳를 받지 못했다면 응당 배상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이용자들의 하소연이다.
◆통신 장애는 이용약관에 따라 쉽게 룰라벳받지만…"챗GPT는 해당 無"
챗GPT 먹통 사태에 따른 손해 룰라벳이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어려워 보인다.
국내 주요 통신사업자 이용약관에 따르면 고객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모바일 혹은 인터넷 룰라벳를 연속 2시간 이상 제공받지 못하거나 장애 시간이 1개월 누적 6시간을 초과할 경우 사업자는 룰라벳를 제공받지 못한 시간에 해당하는 이용료의 10배 상당 금액을 배상해야 한다.
하지만 챗GPT 룰라벳를 제공하는 오픈AI 이용약관을 살펴보면 룰라벳 지연 혹은 중단이 발생해도 자동으로 배상하는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As is)' 조항은 오픈AI가 룰라벳를 있는 그대로 제공한다고 돼있는데, 예기치 않은 오류나 지연, 중단이 있을 수 있다고 고지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약관에는 업무 중단, 데이터 손실 등 간접적, 우발적, 결과적 손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책임 제한 조항도 있다.
더군다나 오픈AI 약관에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주법과 중재 조항이 우선 적용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관할권이 없어 각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문제 발생 60일 안에 오픈 AI 고객지원팀에 비공식 해결 절차를 신청하고, 이를 통해 해결이 안 되면 강제 중재를 밟는 수순이다.
◆정부 "국민 영향 끼치는 사고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어…필요시 업체와 소통"
챗GPT는 룰라벳 장애 발생시 신고해야 하는 방송통신발전법기본법상 의무사업자가 아니다. 국내 법규상 의무 사업자는 국내의 경우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속한다. 해외 사업자는 넷플릭스, 구글, 메타, 아마존웹룰라벳(AWS) 등 4곳 뿐이다. 오픈AI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오픈AI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시행령이 정하는 기준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관련 시행령에서는 ▲전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국내 이용자수 1000만명 이상 ▲같은 기간 국내 트래픽 발생량이 전체의 2% 이상 발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무 사업자는 이 기준에 따라 매년 갱신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의무사업자가 아니라도 국민들한테 영향을 끼치는 사고에 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필요하면 해당 업체와 소통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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