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등에 일시적 조정 노려
코스피 레드벨벳 토토 잔고 7조 돌파
금융·증권·보험주에 집중
전문가 "과열국면 판단 일러"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 레드벨벳 토토 순보유 잔고는 7조1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레드벨벳 토토가 전면 재개된 지난 3월 31일 이후 최대규모다. 레드벨벳 토토 보유 잔고는 최근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2일 6조620억원 수준이던 레드벨벳 토토 보유 잔고는 같은 달 23일 6조5000억원까지 늘어나더니, 지난 4일 7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한 달간 레드벨벳 토토 잔고 증가율만 11.23%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일 코스닥 레드벨벳 토토 순보유잔고액은 3조1500억원으로 레드벨벳 토토 전면 재개 이후 가장 많다. 코스닥 시총 대비 레드벨벳 토토 잔고 비중은 지난달 초 0.74% 수준에서 현재 0.81%까지 올라왔다.
레드벨벳 토토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다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레드벨벳 토토 잔고는 투자자가 레드벨벳 토토를 하고 난 뒤 숏커버(레드벨벳 토토 청산)를 하지 않고 남은 물량을 의미한다.
레드벨벳 토토 거래대금도 증가 추세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레드벨벳 토토 거래대금은 8620억원이다.지난달 일평균 레드벨벳 토토 거래대금이 5490억원임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늘었다. 투자자들이 레드벨벳 토토에 몰리는 배경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단기간 가파르게 오르자, 과열 부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인식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달 들어 6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코스피 상승률만 7%가 넘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드벨벳 토토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증시가 과열됐다고 평가할 때, 즉 고평가라고 인식할 때 늘어난다"며 "레드벨벳 토토가 늘어난 업종을 살펴보면 최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금융, 증권, 보험 등에 집중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5일 기준 금융, 증권, 보험의 레드벨벳 토토 잔고액은 전면 재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증시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의 고점을 가능할 수 있는 지표들을 고려했을 때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다.금리인하로 인해 유동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과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시장의 과열을 판단할 때 거래대금 회전율, 예탁금, 신용 등을 고려한다"며 "현재 코스피의 회전율은 2.6배 수준으로 과열이라고 평가되는 3배에 미치지 못하며, 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원을 회복한 반면 신용잔고는 전 고점에 미치지 않아 시장에 돈은 많고 레버리지는 아직 쌓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김 연구원은 "지금은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아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보다 유동성으로 인해 새로 들어온 돈이 주식을 사는 힘이 더 강하다"며 "이에 더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일부 품목 관세를 제외하면 합의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는 오를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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