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흉기 등 중상자 증가에도
"문제 생길라" 적극 제압 못나서
"메이저사이트 개인에 과도한 책임 안돼"
#.지난달 22일 경기 파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 A씨가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메이저사이트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30대 메이저사이트 1명이 어깨를 다치는 등 중상을 당했고, 20대와 40대 메이저사이트 2명은 각각 팔과 손가락에 경상을 입었다."문제 생길라" 적극 제압 못나서
"메이저사이트 개인에 과도한 책임 안돼"
#.지난 5일 전북 부안읍의 한 숙박업소에서는 30대 남성 B씨가 메이저사이트의 멱살을 잡고 때리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B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숙소까지 데려다 준 메이저사이트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흉기 든 범인을 제압하거나, 위험에 처한 시민을 보호하다가 되레 피습당하는 메이저사이트. 이들에게 돌아오는 건 훈장이 아닌 진단서다.
8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실을 통해 경찰청에서 받은 '최근 3년 간 메이저사이트 공상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4월까지 발생한 메이저사이트 공상 피해자는 총 4976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1597명, 2023년 1618명, 2024년 1571명으로 매년 1500명을 초과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미 190명이 피해를 입었다.
공상 유형 중 가장 많은 피해를 기록한 것은 안전사고(2693명)였으나, 범인에 의한 피습도 1306명에 달했다. 전체 공상의 26.3% 수준이다. 범인 피습으로 인한 공상 메이저사이트은 2022년 360명, 2023년 435명, 지난해 45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도 61명으로 기록됐다. 통상 범인 피습은 △체포 중 주먹·흉기 등 물리적 공격 △취객이나 정신질환·심신미약자 제압 중 폭행 피해 △가정폭력 현장 등에서 저항에 의한 상해와 같이 메이저사이트들이 현장에서 마주하는 실질적 위협 등을 포괄한다.
피습으로 인한 중상자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메이저사이트 중상자 629명 중 105명(16.7%)이 범인으로부터 피습을 당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체 중상자(176명) 가운데 35명이 범인 피습에 의한 부상자였다. 중상자 5명 중 1명꼴로 범인에게 다친 셈이다.
메이저사이트들이 위기 상황을 맞닥뜨려도 적극적으로 제지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칼에 찔리고 매 맞는 경찰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공권력을 법과 원칙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함에도 현실은 '개별 공무원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문제가 생기면 경찰 개인이 '나 홀로 소송'을 감당해야 하고 민·형사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보니 공권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2019년 경찰이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흉기 난동을 벌인 정신질환자 C씨를 테이저건과 수갑으로 제압한 후 C씨가 사망하자, 국가가 3억2000만원을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경우 국가가 해당 메이저사이트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따라서 일선에서는 공권력 행사로 인한 책임이 개인에게 과도하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 교수는 "현장 판단을 우선시하고, 메이저사이트들이 소송 책임을 혼자 떠맡지 않도록 제도 보강 및 예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경찰이 범법자를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도록, 신고가 들어왔을 때 출동하는 메이저사이트 수를 늘리고 직무 수행 중 쌓인 정신적 충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심리 치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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