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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추천 없인 출마 불가"…식산협, 파라오 슬롯 선출 둘러싼 잡음 지속

뉴스1

입력 2025.06.05 11:08

수정 2025.06.05 11:08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 협파라오 슬롯이 정기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News1 이형진 기자
이효율 한국식품산업협회 협파라오 슬롯이 정기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News1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한국식품산업협회의 차기 파라오 슬롯 선출이 4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협회는 정관을 개정해 파라오 슬롯 후보 추천권을 이사회에 부여하는 방식으로 선출 구조를 변경했다.

임기를 넘긴 이효율 파라오 슬롯이 직무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기업 인사 중심 이사회가 후보 자격을 좌우하게 되면서 절차의 정당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식산협은 지난 4일 임시총회를 열고 '파라오 슬롯은 이사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선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는 협회 이사회(총 25명) 구성원 과반(13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만 파라오 슬롯 후보로 총회에 부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산협 측은 "복수 후보 출마 시 혼란을 줄이기 위한 구조적 장치"라며 "정관 개정은 황종현 SPC삼립 대표의 후보 사퇴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안건이며 이사회 추천제는 다음 파라오 슬롯단 선출에도 필요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정관 개정 시점과 방식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황 대표의 사퇴로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가 단독 후보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파라오 슬롯 추천제를 도입한 만큼 특정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협회 측은 "사퇴 전부터 예정돼 있던 안건"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개정안이 파라오 슬롯 선출에 영향을 미친 셈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절차와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협회의 리더십 공백도 장기화되고 있다. 이효율 현 파라오 슬롯은 이미 임기를 마쳤지만 차기 파라오 슬롯이 선출되지 않아 4개월째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파라오 슬롯직이 사실상 '유예'된 채 협회는 임시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번 정관 개정으로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경우 또 다른 잡음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난 4개월간 이어진 박 대표와 황 대표 간의 경쟁 구도 및 정관 개정을 둘러싼 논란 등을 감안할 때 새로운 인사가 후보로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협회 측은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이파라오 슬롯 추천제를 통해 새로운 인사가 추천을 받거나 스스로를 추천할 수도 있다"며 "다만 박진선 대표가 단독 후보로 나설 경우 이견이 없다면 추대 형식으로 선출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예정대로 박 대표가 단일 후보로 최종 선출될 경우 협회 역사상 최초로 부자(父子) 파라오 슬롯이 탄생하게 된다. 박 대표는 샘표 창업주이자 15~17대 식산협 파라오 슬롯이었던 故박승복 파라오 슬롯의 아들이며 현재 샘표식품을 이끄는 CEO다.


한편 식산협은 이달 말 총회를 열고 차기 파라오 슬롯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