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고니카지노'로 7년만에 복귀해
장기 이식 후 초능력 슈퍼 히어로 영화
"가장 만화 같은 오락영화 만들었어요"
센스 있는 대사, 슬랩스틱 코미디 웃음
"타고난 건 없다…우연찮게 소통 잘돼"
유아인 마약 사건에 개봉 무기한 연기
"혼자서 만든 영화 아냐…편집 안 했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모두를 100% 만족시키진 못 하겠지만 '그 비디오 고니카지노에 가면 재미 없는 건 없다. 후진 건 없다'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강형철(51) 감독은 새 영화 '고니카지노'(5월30일 공개)를 만화 같은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만화만이 가진 상상력의 재미를 영화로 구현해보고 싶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비디오 가게 얘기를 했다. "전 어릴 때 비디오 가게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어린 시절 그는 하굣길에 비디오 하나를 빌려 집에서 보는 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단다.
"저는 제가 그때 가던 비디오 고니카지노 같은 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거기에 가면 재밌는 게 있다, 라는 거죠. 그리고 다양한 영화가 있다는 거고요. 이번엔 그 다양한 영화 중에 가장 만화 같은 오락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만화 같은 오락 고니카지노를 원했어요"
강 감독 말대로 '고니카지노'는 말 그대로 만화 같은 오락 영화다. 정체불명의 장기 기증자가 나타나고, 그의 장기는 각기 다른 사람에게 이식된다. 그런데 아마도 그 기증자가 초능력자였던 것 같다. 장기를 이식 받은 이들이 전에 없던 슈퍼 파워를 갖게 된 것이다. 심장을 이식 받은 완서(이재인)는 초인적인 힘과 스피드를, 폐를 받은 지성(안재홍)은 입김으로 사람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폐활량을 갖게 된다. 기동(유아인)은 전파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약선(김희원)은 어떤 고통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가진다. 그리고 선녀(라미란) 역시 어떤 능력을 손에 쥔다. 그런데 이들 말고 또 한 명 장기를 받은 사람이 있다. 그가 이 다섯 사람의 초능력을 뺏기 위해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게 '고니카지노'다.
"상상과 망상 그 중간 어딘가에서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타자-신의 손'(2014)을 하고 있을 때, 평소 아이디어 얘기를 자주 하는 친한 PD가 꺼낸 소재였어요. 그걸 '스윙키즈'(2018)를 끝낸 뒤에 쓰기로 했어요. 그 PD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뭐냐고 물으니 한 소녀가 언덕길을 엄청난 속도로 자유롭게 뛰어가는 그림이 생각 난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출발한 거예요."
◇"저 센스 없어요…웃어주셔서 감사한 거죠"
'고니카지노'는 말하자면 슈퍼히어로 영화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같은 장르 영화와 다른 게 있다면 이 작품 속 인물들은 무언가 대단한 걸 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이들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거악을 물리치려고 하기보다는 자기처럼 평범한 사람의 삶을 도우려 할 뿐이다. 자기 능력을 알게 된 완성가 하는 일이 바로 그 언덕길을 뛰어보는 것 정도다. 지성은 리어카를 끌고 언덕을 오르는 할머니를 돕고, 기동은 시각장애인 안전을 위해 신호동 초록불을 연장시킨다. 강 감독은 "내가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 캐릭터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모든 캐릭터는 저에게서 나올 거예요. 제가 그래요. 특별히 뭘 할 줄도 모르고 뭘 하고 싶은 것도 없어요.(웃음) 초능력이 생기면 지구를 구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동네 사람을 돕는 거죠. 남에게 피해 안 주고요. 물론 이 작품엔 악당이 등장합니다. 그들이 악당과 싸우는 이유는 자기 친구를 해치려고 하기 때문이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고니카지노'의 가장 큰 매력은 유머다. 시쳇말로 빵빵 터지는 코미디는 아니지만 쉬지 않고 이어지는 말장난과 슬랩스틱으로 관객을 키득대게 한다. 여기에 안재홍·라미란·오정세 등 코미디 연기 장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가 뭉쳐 강 감독 유머 감각을 극대화 한다. 그의 전작을 보면 타고난 센스가 있는 것 같지만 그는 그런 건 없다고 했다. "관객과 소통이 잘 됐다는 건 운이 좋은 거죠. 그런 소통을 원했거든요. 극장에선 층간 소음 걱정 없이 맘껏 떠들고 발 구르면서 영화를 봐도 되잖아요. 다행히 관객이 웃어주셔서 정말 기분 좋아요."
◇"유아인 혼자만의 고니카지노 아니다"
강 감독이 '과속스캔들'(2008)을 시작으로 '고니카지노'까지 연출한 영화는 모두 5편이다. 대체로 흥행에 크게 성공했고 반대로 실패했다고 평가 받는 작품도 있었다. '고니카지노'는 그 중에서도 강 감독 속을 가장 크게 뒤집어 놨던 영화다.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유아인이 2022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고니카지노'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2021년 촬영을 마친 뒤 2022년 하반기 개봉 예정이었던 이 영화는 예정보다 3년 뒤에야 관객을 만났다. 그는 "난감했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자기 인생의 한 때를, 자기 재능의 일부분을 바쳐서 만든 작품이죠. 그런데 이게 관객을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 큰일이다 싶은 겁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후반 작업 하는 것 밖에 없으니까 최대한 열심히 해서 세상에 나고니카지노 될 때 자랑스럽게 내놓으려고 준비했습니다."
유아인은 '고니카지노'에서 사실상 편집 없이 등장한다. 강 감독 역시 "매우 미세한 조정이 있었을 뿐 들어낸 장면 같은 건 없다"고 했다. "배우 한 명이 만든 영화가 아니니까요. 이 영화는 앙상블이 가장 중요해요. 만약 유아인씨 때문에 영화를 다시 편집했다면 다른 배우들이 다치게 돼요. 감독으로서 그것만큼은 절대 할 수 없었어요." 강 감독은 유아인 사건이 터진 뒤 그에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아마도 유아인이 강 고니카지노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추측된다. 강 고니카지노은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연락을 받았다는 것만 말씀드린다"고 고니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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