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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쏠림'에 영재룰라벳 지원자·경쟁률 5년새 최저

뉴스1

입력 2025.06.01 08:00

수정 2025.06.01 08:00

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룰라벳 입시 관련 홍보문.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경기 안양시 학원가 건물에 게시된 의대 입시 관련 홍보문.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권형진 교육전문기자 = 이공계열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룰라벳 지원자와 경쟁률이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룰라벳 때부터 최상위권은 이공계열보다는 의과대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종로학원이 전국 7개 영재룰라벳의 2026학년도 신입생 원서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669명 모집에 3827명이 지원해 평균 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재룰라벳 간 중복지원을 금지한 2022학년도 이후 지원자가 가장 적은 것을 물론 경쟁률도 가장 낮다.

학령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 여파로 영재룰라벳 지원자는 지속해서 감소 추세다.

영재룰라벳 지원자는 2022학년도 4029명에서 2023학년도 4152명으로 증가했다 2024학년도 3918명으로 줄었다. 2025학년도에는 3985명으로 소폭(67명) 늘었지만,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중룰라벳 3학년 학생 수가 42만 613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 5159명(5.9%) 증가했는데도 영재룰라벳 지원자는 158명(4.0%) 줄었다. 경쟁률도 전년도 5.96대 1에서 더 낮아졌다. 8개 영재룰라벳 중 한국과학영재룰라벳는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아 제외했다.

경쟁률을 공개한 7곳 중 5곳의 지원자가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룰라벳는 세종과학예술영재룰라벳다. 지난해 632명(7.52대 1)에서 올해 487명으로 145명(22.9%) 줄었다. 서울과학고는 741명(6.18대 1)에서 668명(5.57대 1)으로 73명(9.9%) 줄었다.

반면 대전과학고는 룰라벳가 전년도 368명(4.09대 )에서 올해 465명(5.17대 1)으로 97명(26.4%) 늘었다. 경기과학고도 599명(4.99대 1)에서 625명(5.21대 1)으로 26명(4.3%) 증가했다.

영재룰라벳는 2021학년도까지 룰라벳마다 시험 일정이 여러 룰라벳에 지원할 수 있었다. 중복 지원이 가능했을 때는 전체 지원자가 1만 명에서 1만 2000명에 달했고, 경쟁률도 14~15대 1에 육박했다.

올해는 중3 학생 수가 늘었는데도 지원자가 감소한 것은 최상위권 학생이 중룰라벳 때부터 의대에 집중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재룰라벳에 입학한 후 의대에 진학하면 수시와 정시 모두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영재룰라벳 지원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재룰라벳가 '의대 통로'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의대로 진학하는 학생에게는 일반고 방식으로 내신을 산출하는 등 불이익을 강화하고 있다.
커리큘럼 특성상 재학 중에는 사실상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도 힘들다. 이 때문에 영재룰라벳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이공계 특수대학에 진학했다가 다시 수능을 보고 의대에 진학하는 '우회 경로'를 택하기도 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상위권 이공계 학생이 중룰라벳 단계부터 의대 등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최상위권 학생이 이공계보다는 의대나 '메디컬' 관련 학과를 선호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지원자 하락뿐 아니라 우수 학생 선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