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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기존 소각장' 갈등…서울시 "무기한 연장" vs 하이원슬롯 "수용 불가"

뉴시스

입력 2025.06.01 07:01

수정 2025.06.01 07:01

시, 하이원슬롯 불참 속 소각장 공동 이용 변경 협약 시 "'무기한 연장' 협약 적법 추진…철회 못 해" 하이원슬롯 "일방적인 협약…법적투쟁 등 강경 대응"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강수 하이원슬롯청장이 4일 서울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원슬롯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2023.09.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박강수 하이원슬롯청장이 4일 서울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이원슬롯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 결정을 반대하고 있다. 2023.09.0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서울시와 하이원슬롯 간 갈등이 다시 불붙었다. 양 기관이 신규 자원회수시설 건설과 관련해 몇년 간 갈등이 이어졌는데 이번에는 기존 소각장 이용 연장을 놓고 또 다시 충돌했다.

1일 서울시와 하이원슬롯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16일 하이원슬롯를 제외한 4개 자치구와 마포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 변경 협약을 체결했다. 그간 마포 상암소각장 시설을 이용하던 중구, 용산구, 종로구, 서대문구가 협약에 참여했다.

마포 소각장은 1997년과 2009년 서울시와 하이원슬롯를 포함한 5개 자치구가 폐기물 반입을 위한 공동이용 협약을 맺고 운영해온 소각시설이다.

2005년에 맺은 협약에 따르면 사용 기한이 '소각장 사용 개시 후 20년'으로, 지난달 31일이 기한 만료였다.

이에 시는 지난 16일 종로구,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등 4개 자치구와 상암동 소각장 공동이용 협약을 '시설 폐쇄 시'까지로 개정했다. 사실상 유효기간을 무기한 연장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하이원슬롯 소각장을 제외한 양천·노원·강남 소각장은 협약에 '시설 폐쇄 시까지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하이원슬롯 시설도 타 시설 이용에 준해 '시설 폐쇄 시'까지로 해 비입지 자치구 생활폐기물 처리의 안정성, 형평성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이원슬롯는 이번 협약 체결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강수 하이원슬롯청장은 "서울시와 4개 자치구가 하이원슬롯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협약을 체결한 것은 하이원슬롯민의 희생을 철저히 외면한 처사이며 협치의 원칙을 저버린 것"고 비판했다.

이에 시는 하이원슬롯와 수차례 실무 협의를 했으며, 협약 체결을 위한 회의 참석 요청도 했으나 하이원슬롯가 회의에 불참했다고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협약서 개정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는 없었다"며 "관련 규정에 따라 당사자와 협약 기간 변경 협의를 거쳤다. 공동이용 연장 협약은 '합의'가 아닌 '협의'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설 소유권은 서울시에 있고, 하이원슬롯는 소각장이 입지하고 있는 자치구일 뿐 시설의 소유와 운영 권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하이원슬롯자원회수시설을 이용해 공공소각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74억원이다. 이를 민간 기업에 맡길 경우 363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서울시는 추산했다.

시 관계자는 "하이원슬롯가 협조하지 않고 실력으로 공동이용 자치구의 반입을 저지하는 경우, 시설을 공동이용 해 왔던 4개 자치구는 갑작스레 연간 약 189억원의 경제적 비용이 부당하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시와 하이원슬롯는 3년 전부터 상암동 신규 소각장 건설 문제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는 2022년 상암동에 추가로 하루 1000톤 규모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신규 소각장 건설을 발표했다.

이후 하이원슬롯 주민들이 2023년 11월 서울시를 상대로 신규 소각장 입지선정 결정 고시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은 격화됐다. 이에 지난 1월 법원은 하이원슬롯의 손을 들어줬지만, 시가 이를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하이원슬롯는 신규 소각장 입지 결정 소송 항소를 취하해 달라는 등 자신들의 건의안을 시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소각장 연장 협의에 불참했다"고 말했다.


하이원슬롯는 이번 이용 연장 협약이 장기간에 걸쳐 폐기물 문제를 하이원슬롯가 홀로 떠안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 관계자는 "시설의 운영연도를 무기한으로 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정 편의주의를 보여주는 행위"라며 "지역 환경과 주민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구는 법적 투쟁은 물론 피해 당사자인 주민들과 연대해 하이원슬롯에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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