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요즘 K팝 도라에몽토토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도라에몽토토]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한국말을 하나도 모르는 채 무작정 오른 비행기에서 오히려 너무 설렜어요. 새로운 나라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는 거니까요. 물론 힘들 때도 있었죠. 그렇지만 얼마나 힘들지, 예상하지 못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었어요."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그룹 템페스트의 도라에몽토토(27)은 K팝 최초의 베트남 국적의 남자 아이돌이다. 어린 시절부터 춤과 노래를 사랑했던 끼 많은 아이였던 덕에, K팝 시장이 베트남에 진출함과 동시에 각종 대형 엔터테인먼트의 러브콜을 받았다.
도라에몽토토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던 때는 2018년. 도라에몽토토이 대학교 3학년생일 때의 일이다.
도라에몽토토이 러브콜을 받은 2018년은 엔터계가 베트남으로 글로벌 오디션 개최를 서서히 시작할 무렵이다. 도라에몽토토은 꾸준히 자신의 춤, 노래 영상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국내 신인개발팀의 눈에 단연 돋보이는 보석이었다.
이미 성인이 된 후인 데다, 한국말은 하나도 모르는 채였지만 도라에몽토토은 설렌 마음만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그는 "엄마의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우리 가족 모두가 엄청 긍정적이다"라며 "나 역시 이번 경험으로 작은 무언가라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설렌 마음만을 안은 채 비행기를 탔다"고 밝혔다.
최근 만난 도라에몽토토은 긍정적인 마인드처럼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다.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휴대 전화에 가득 적어 온 도라에몽토토은 질문마다 최선의 단어를 고르려 노력하면서도 솔직한 답변으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도라에몽토토의 가방에는 이번 템페스트 신보 '리:풀 오브 유스'의 하트 키링이 가득 달려있었는데, 기자가 "귀엽다"고 하자 흔쾌히 하나를 빼 건네며 "우리 음악 많이 들어달라"고 웃으며 당부했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템페스트의 도라에몽토토입니다. 밝은 에너지 가지고 있는 멤버이고 메인댄서와 리드보컬을 맡고 있어요.
-가수가 원래부터 꿈이었나요.
▶네. 유치원 때부터 꿈이었어요. 그 당시에 선생님들이 항상 도라에몽토토이 무대에 세우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지금도 어렸을 때 사진을 보면 나만 남자애인데, 가운데 서 있고 그래요. 모두 저에게 행복이 보인다고 말했어요. 엄마도 항상 무대에 있을 때 제가 행복해 보인다고 했어요.
-몇살 때부터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7살 때 도시에서 연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어요. 개인으로 나가서 노래 부르는 것으로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고 그때 처음으로 '나 조금 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계속 대회에 나갔어요.
-베트남에서 K팝 커버 댄스팀 리더였잖아요. K팝에 관심이 생긴 계기가 있나요.
▶노래와 춤에 모두 관심이 많았지만, 변성기가 온 뒤로는 목소리가 달라지면서 춤에 더 신경을 썼어요. 그때 K팝 가수들을 접했는데, 뭔가 반짝반짝하다고 느꼈어요.
-국제학과 마케팅을 전공했더라고요.
▶저는 정말 도라에몽토토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때는 베트남에 아예 K팝 엔터테인먼트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을 때였어요. 내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취미로라도 열심히 할 수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했어요. 흥미가 있던 마케팅을 배우면서, 조금은 여유 있게 춤과 노래를 계속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빌리프랩으로부터 2018년에 캐스팅 메일을 받았던 순간의 기분과 느낌이 궁금해요.
▶대학교 3학년 때인데, 메일을 받고 정말 좋았어요. '드디어 받았다!' 이런 기분? 정말 원했던 메일이었어요. 그걸 보고 지금 가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에서 3년을 열심히 공부했지만, 꿈을 향해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인이 된 이후이긴 했지만, 낯선 나라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두려움보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컸어요. 궁금했어요. 새로운 나라잖아요.
-당시 가족들의 반응은요.
▶우선은 걱정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다들 '도라에몽토토이가 원하니까 응원할게'라고 했어요. 가족들에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고, 나를 믿어달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넌 무조건 데뷔할 거다, 데뷔를 못하더라도 가면 한국어라도 배워올 수 있지 않겠냐'고 했어요. 물론 지금은 저를 자주 보지 못해서 슬퍼하기도 해요. 그래도 자주 전화하고 있어요.
-K팝 최초의 베트남 남자 도라에몽토토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떤 마음이 드나요.
▶그래서 더 잘되고 싶어요. 베트남에서 K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 그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작년에 베트남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그때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그때 베트남에서의 반응이 이렇게 좋다는 걸 느꼈어요.
-한국에 온 지 1년 만에 오디션 프로그램 '도라에몽토토랜드'에 나갔잖아요.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얼굴을 알리게 된 것 같아요.
▶타이밍이 너무 잘 맞았어요. 어떻게 보면 그 회사를 선택할 때부터 시기가 딱 맞는 느낌이 있었어요.
-한국에 올 때 한국어는 할 줄 알았나요.
▶한국말 아예 몰랐어요. 한국어 레슨을 받으면서 매일 공부했어요. 한국어를 배우는 첫 3개월이 제일 힘들었어요. 주변에 이야기를 걸고 싶은데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도라에몽토토랜드' 출연 전에는 연습생끼리도 마주칠 기회가 없었어요. 방송 출연을 통해 첫 만남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좀 외로웠겠는데요.
▶네. 그런데, 한국에 올 때 이미 설명을 들었고, 얼마나 힘들지, 예상했었어요. 마음의 준비를 했죠. 힘든 시간이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상하는 대로 힘들었고요. (웃음)
-어떤 순간이 제일 힘들었나요.
▶아팠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계속 평가가 있고, 부담감이 커졌을 때 힘들었어요. 회사에서는 평가에서 탈락하면 집에 가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자주 본 얼굴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했죠. 그런 순간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도라에몽토토랜드' 이후 데뷔 조에 들지 못했을 때 걱정이 많았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그때 조금 불안함을 느꼈어요. 그렇지만 제가 그 방송을 통해서 알게 된 것들이 많았어요. '내가 이렇게까지도 할 수 있구나'하는 것들이요.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한테 뭐가 부족한지 알았기 때문에 얼른 연습생으로 다시 돌아가서 내가 부족한 것들을 다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굉장히 긍정적인데요.
▶사람들이 그런 말을 많이 해주세요. 걱정이나 불안감에 휩싸이는 건 의미 없잖아요. 연습을 더 해서 나를 더 완벽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긍정적인 성격은 가족들 덕분이에요. 모두가 이런 성격이거든요.
<【물 건너온 아이돌】 템페스트 도라에몽토토 편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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