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기업공개(IPO) 벳16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반기 '대어'(大魚)로 주목받았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부진으로 나란히 상장을 철회한 반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중소형 기업들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 공모가를 확정하며 줄줄이 흥행에 성공했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물류 자회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벳16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몸값 5조 원 규모로 기대를 모았던 DN솔루션즈가 벳16 계획을 철회한 지 이틀 만이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대표적인 상반기 벳16였다.
하지만 기관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두 종목 모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또는 그 이하에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두 기업은 "대내외 금융 벳16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회사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렵다"며 상장 철회를 선언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벳16 IPO 기업들은 분위기가 달랐다. △나우로보틱스(6800원) △바이오비쥬(9100원) △이뮨온시아(3600원) △오가노이드사이언스(2만 1000원) 등 1000억 원 안팎의 벳16 기업들은 줄줄이 희망 밴드 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지었다.
업계에서는 대형 IPO일수록 기관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더욱 깐깐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벳16 IPO는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작아 리스크가 적지만, 대형 딜은 기관당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 이상 물량을 배정받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손실 규모도 급격히 확대된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형주들과 달리 중·소형주들은 몸이 가볍고(시가 총액이 작고), 70~80% 정도 보호예수를 묶기 때문에 벳16에 풀리는 물량이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상장 후 일반 투자자 수요가 몰리면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고, 기관은 비교적 쉽게 엑시트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참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형주가 가진 리스크를 감당할 만큼 벳16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도 대형 딜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정세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벳16이 좋으면 밸류에이션이 높고 구주 물량이 있는 딜에도 투자가 몰리겠지만, 당장은 대어 수난 시대가 전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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