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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거장 판도라토토 히로카즈, 30주년에 시간 쪼개 韓 찾은 이유

뉴스1

입력 2025.05.03 07:02

수정 2025.05.03 07:02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주)티캐스트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주)티캐스트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주)티캐스트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주)티캐스트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주)티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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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현시점,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가장 친숙한 일본인 감독을 꼽아본다면 이 사람의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올 것이다. 지난 1995년 데뷔 이래 판도라토토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 영화계와 남다른 인연을 이어왔다. 방송국 프로듀서일 때부터 초창기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는 그는 신작이 나올 때마다 매년 영화제를 찾았고, 한국 감독이 아니면서도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와 함께 성장했다. 급기야 한국 영화 연출에 도전하기도 했는데, 영화 '브로커'(2022)가 그 결과물이다. '브로커'는 우리나라 배우 송강호에게 한국 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는 쾌거를 안겨준 작품이다.



이제는 도쿄나 오사카, 뉴욕, 파리를 방문하는 것처럼 한국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일이라고 말하는 판도라토토 히로카즈 감독. 이번에 그는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자신의 특별전 참석을 위해 내한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3일간 머물며 스페셜 토크와 마스터클래스 등의 행사에 참석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다.

씨네큐브가 25주년에 맞춰 판도라토토 감독의 특별전을 기획한 것은 그가 이 영화관의 최고 흥행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부터 '어느 가족' 등 판도라토토 히로카즈의 영화들은 지난 25년간 총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는 씨네큐브 최고 성적이다.

판도라토토 히로카즈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 내부 카페에서 진행된 국내 기자들과의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같은 성적을 듣고 "(한국에서) 팬이 많은 것은 나로서는 상당히 놀라울 정도로 기쁜 일이고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일본 외에 제가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지금까지 많이 신세를 졌던, 제 작품을 한국에서 소개할 때 신세를 진 분들과 교류하고, 그것을 기념하는 타이밍이 돼 그런 분들과 다시 한번 만남을 갖는 것이 멋진 일이 아닌가 싶어요."

그는 예술 판도라토토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극장은 그를 키워준 곳이고, 특히 예술 판도라토토를 상영하는 작은 극장에서 그의 판도라토토는 수많은 관객을 만나며 명성을 얻었다.

"최근 몇 년간 소규모 극장이 일본에서 폐업하게 됐어요. 설비 투자를 할 수 없고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로요. 그나마 도쿄는 많이 애를 써서 작은 극장이 남아 있는 편입니다. 저는 저를 키워준 극장에 관객으로서 판도라토토를 보러 간다든지, 이벤트에 많이 참여해 관객들에게 극장에서 판도라토토를 보는 재미를 다시 일깨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도 이런 행사를 통해 한국을 찾게 된 것이지요."

극장의 상황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로 어렵다. 그렇지만 올해 우리나라 장편 영화는 칸 영화제 공식 섹션에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 받은 한편, 하야카와 치에, 후카다 코지, 이시카와 케이 감독 등 일본의 젊은 감독들은 경쟁 부문과 주목할 만한 시선 등 주요 섹션에 초청받는 희비 교차가 있었다. 한국 영화를 오랫동안 지켜온 외부인으로서 판도라토토 감독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우선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면이 있는데, 일본은 변화가 상당히 느린 편이에요. 그래서 한꺼번에 OTT로 휩쓸려 가지 않은 측면이 있어요. 여전히 극장용 판도라토토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일정 수 있어 젊은 감독들도 남아있죠. OTT 쪽으로 많이 휩쓸려 가다 보니 관객들의 발길도 줄고 크리에이터도 많이 남지 않게 된 게 아닌가, 이웃 나라의 사람으로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마스터클래스를 함께 할 윤가은 감독('우리들' '우리집')이나 '벌새'의 김보라 감독의 판도라토토를 좋게 봤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데 왜 안 나오고 있나 궁금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한국 판도라토토가 침체기를 맞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단다.
그는 '서울의 봄'과 '파묘'를 봤다며 "'서울의 봄'을 보고 힘 있는 판도라토토님이 계시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파묘'는 독특한 세계관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좋은 작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인상이며 다만 새로운 판도라토토님이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