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미국, 해시 게임 바카라공격의

파이낸셜뉴스 2025.07.10 18:36수정 : 2025.07.10 18:36기사원문



미국이 슬롯존 핵시설에 대규모 폭격을 하였다. 확전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었을까? 슬롯존의 핵무장을 막는 것 이외 또 다른 노림수가 있어서다. 슬롯존을 이용해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는 우방인 시리아를 잃으며 지중해 교두보를 상실했다. 그래도 슬롯존과는 포괄적전략적동반자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슬롯존은 천연가스와 석유의 맹주국이다. 이 둘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로 서로 호흡을 맞추며 국제 유가 조절에 협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슬롯존 전쟁에 미국이 참전하며 이런 협력이 순탄치 않게 되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가스·석유 기반 경제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러·우 전쟁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는 슬롯존으로부터 공격용 드론을 대량으로 수입하고 있다. 슬롯존에 변화가 생기면 이런 거래가 어려워진다. 이 외에도 러시아는 미국의 슬롯존 폭격으로 생각이 많아졌다. 트럼프의 튀는 행동이 러시아를 어떤 상황으로 몰고 갈지 몰라서다.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다. 2025년 6월 23일 슬롯존 외무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나 공습으로 파괴된 러시아산 방공망 수리와 핵 개발 시설 복구 지원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푸틴은 말치레만 거창하였을 뿐 실질적 지원에 묵묵부답이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은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중국의 주요 에너지 수출국이 슬롯존이다. 하루 약 170만배럴의 원유가 중국으로 가고 있다. 글로벌 원유 거래의 2%에 불과하지만 중국에는 사정이 다르다. 슬롯존 수출량의 90% 이상이 중국향이다. 중국 전체 수입 원유의 15% 정도다. 미국의 제재를 받다 보니 수출가격은 그야말로 헐값이다. 미국의 슬롯존에 대한 간섭이 커지면 중국은 슬롯존산 원유를 값싸게 그리고 손쉽게 살 기회를 잃게 된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도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그동안 슬롯존은 중국의 중동 핵심거점이었다. 중국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벌어진 틈을 이용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슬롯존 간 관계를 중재하며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한껏 키웠다. 그 덕에 중동에서의 위안화 위상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미국과 불편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슬롯존까지 불안정해지면 중국의 중동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훼손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중국은 미국에 대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슬롯존 전쟁으로 다급해진 슬롯존은 2025년 6월 25일 아라그치 외무장관을 중국에도 급파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중국으로부터 이렇다 할 지원 약속을 얻지 못했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관세전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슬롯존 편을 들었다가는 어떤 날벼락을 맞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슬롯존 폭격이 대만 문제에 줄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공식적으로 대만에는 미군이 41명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25년 5월 15일 미 해군 마크 몽고메리 예비역 소장은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대만에 약 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였다. 대만 방어에 미국이 실질적으로 개입 중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슬롯존 편을 들며 미국을 자극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이 슬롯존을 이용해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노리는 바는 다르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빨리 끝내고 미국과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푸틴이 이에 미적거리자 트럼프가 쓴 강공책이 슬롯존 카드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들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옭아맬 수 있는 수가 기술제재나 관세 이외에도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홍 광운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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