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활폐기물은 스피드 바카라
파이낸셜뉴스
2025.07.10 18:13수정 : 2025.07.10 18:13기사원문
현대 사회의 풍요로운 물질 소비에 뒤따르는 것이 바로 폐기물이다. 정부나 지자체를 포함해 제품 생산자, 가정에서 생활폐기물의 감량 노력을 하고 있지만 총발생량은 감소하지 않는 추세다. 인구의 집중이나 생활 수준의 향상,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방식의 변화 등이 원인이겠지만 당면한 문제는 처리해야 할 대상물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이 시행되면 페스타토토 등에 집중될 예정이므로 양적인 측면에서도 폐기물 처리에 불리한 상황이다. 또 생활 수준과 소비재의 품질 향상으로 탄소 함량이 높은 플라스틱, 비닐류 등이 많아져 연소 과정에서 발열량이 증가하고 있다. 기존 페스타토토은 과거 생활폐기물 성상을 감안해 낮은 발열량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에 처리량이 감소돼 질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하다.
그러나 페스타토토의 경우 최첨단 방지시설 설치로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국내외에서 기술적 신뢰도가 높다. 소각에 의한 부피 감소율은 90% 이상으로 매립장 수명을 크게 연장시킨다. 매립량 감소 외에도 연소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적방지기술로 충분하게 제거하고, 배출허용기준 준수 여부는 굴뚝원격감시체계(CleanSYS)로 실시간 관리함으로써 2차 환경오염을 최소화한다.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 에너지로 전력과 온수를 생산함으로써 화석 연료에 의한 에너지 생산을 대체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소각 방식은 현존하는 가연성 생활폐기물 처리기술 중 가장 환경에 친화적인 기술이라 생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활용 선진국들도 재활용에 이어 페스타토토을 중심으로 처리하고 있다. 독일 등 재활용률이 높은 상위 10개국에서는 재활용 외 페스타토토과 매립의 상대 비교 중 페스타토토률은 80%를 상회하며, 직매립 제로를 실현하고 있는 스위스나 일본 등 6개국의 페스타토토률은 99%에 이른다. 반면, 한국의 페스타토토률은 66%에 그치고 있어 여전히 매립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현황을 살펴보면 페스타토토 등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은 전체의 단 1.7%에 불과하다. 페스타토토이 갖고 있는 막연한 환경적 우려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폐기물 배출량의 획기적인 감소가 없는 한 전국 170여 공공 페스타토토에서 전량 감당하기 어려워 추가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서울시의 경우, 지난 5년 평균 매일 약 900t 폐기물이 매립되고 있어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페스타토토이 필요하다. 1995년에 주민과 갈등을 해소하고 수용성을 높이고자 처리시설의 확충 과정에 주민참여를 의무화한 폐기물시설촉진법이 마련돼 행정불신을 해소하는 기반은 마련됐다. 이제는 페스타토토이 환경에 친화적이며,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시설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함으로써 처리시설에 대한 갈등을 극복하고, 생활폐기물로 인한 사회적 대란을 사전에 방지하는 기반이 됐으면 한다.
안성원 한국환경공단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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