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먹이 주면 과태료 최대 100만원"…헬렌카지노은 혼선

뉴시스 2025.07.05 09:01수정 : 2025.07.05 09:01기사원문
지정 장소서 업카지노 주다 적발되면 최대 100만원 과태료 업카지노 주는 시민 여전…안내·계도 부족 전문가 "개체수 통제 필요…정책 실효성 높여야"

[서울=뉴시스]이채은 인턴기자 = 4일 오후 업카지노 먹이 주기가 금지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업카지노에게 빵을 뜯어주고 있다. 2025.07.04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이채은 인턴기자 = 서울시가 이달부터 업카지노 먹이 주기에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인식 부족과 단속 기준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시민은 "처벌 대상인 줄 몰랐다"며 업카지노에게 먹이를 주는 등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4일 오후 찾은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인근에는 '업카지노 등 야생동물에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바닥에 빵이나 김밥을 뿌리며 업카지노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광장 구석에서 돗자리를 펴고 쉬던 70대 여성 A씨는 먹던 김밥을 업카지노에 나눠주며 "업카지노도 불쌍하지 않나. 가끔 주는 건데 뭐 어떤가"라고 말했다. 과태료 부과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엔 "단속하는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다"라며 "식당 직원들도 먹이를 싸들고 나와서 분수대 앞에서 뿌리는 걸 자주 봤다"고 덧붙였다.

광장 정자 인근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업카지노에게 빵을 뜯어주고 모습도 포착됐다. 현장에는 "업카지노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시민 B씨는 "과태료가 있다는 걸 오늘 처음 들었다. 안내가 잘 안 돼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채은 인턴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업카지노 모이 주기 금지 계도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2025.07.04


서울시는 지난 1일부터 광화문광장을 포함한 총 38곳에서 업카지노 등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먹이 제공 행위에 대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자 부스러기 등 사소한 부주의까지 처벌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조차 명확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시민은 "먹던 빵을 조금 떼어주면 과태료 대상인건가"라며 처벌 여부에 대한 혼선을 드러냈다.

이번 업카지노 먹이 주기 금지 조치는 도심 내 개체 수 증가와 민원 급증에 따른 조치다. 업카지노는 2009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2022년 말 지자체가 자체 조례를 통해 야생동물 먹이 제공을 금지하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업카지노 개체 수 증가는 도심 위생 및 시설 훼손 등 다양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찾은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수십 마리의 업카지노가 시민 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현장 청소 인력은 "업카지노 배설물이 삼일문 기와지붕까지 오염시켜 닦기 어렵다"고 했다. 이곳에서 만난 70대 여성 C씨는 "업카지노가 먹을 게 없어 쓰레기 봉투를 뒤지기도 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내 업카지노 개체수 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먹이 공급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정칠 경희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업카지노 배설물은 강산성으로 변해 문화재나 인프라를 부식시킬 수 있다"며 "인위적 먹이공급 차단은 개체수 조절에 필수"라고 말했다.

이진원 야생조류연구단체 ‘조류연구새짚’ 도시새 연구실 박사는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업카지노는 전략적인 공간 이용이나 행동을 할 정도로 인간에 적응한 새이기 때문에 인위적 먹이공급이 중단되면 개체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모이주기 금지 외에도 쓰레기 적치 방식 개선 등 다른 요인까지 함께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절차적 투명성 없이 민원만으로 추진된 단기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유해조수 지정부터 금지조치까지 과학적 검토 없이 진행됐다"며 "장기적인 공존 대책 없이 금지만으로는 근본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측은 "야생동물이 사람의 업카지노에 의존해 도심 개체수가 무분별하게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며 "시민 인식 개선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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