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제 전면 네임드카지노' 5년째 표류 중... 소송남발 막기 위한 제도 정교화

파이낸셜뉴스 2025.06.01 18:21수정 : 2025.06.05 18:46기사원문
집단슬롯사이트, 권리인가 권력인가 (4)
부작용 상쇄할 대안 없이 하세월
대표당사자 자격·배상액 상한 등
충분한 사회적 논의·공감 이뤄야

전면적 슬롯사이트가 이미 5년 전 도입 추진이 중단된 것은 기업 경영 피해를 초래하고 소송비용 등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반론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부작용을 상쇄할 대안은 마련되지 못했다. 따라서 개선 대책 없이 다시 법안 도입이 시도될 경우 기업 부담은 여전히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강호석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굳이 슬롯사이트까지 갈 필요가 없는 사안도 슬롯사이트 대상으로 설정하고, 집단 슬롯사이트 원고 적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 우리나라가 '슬롯사이트 공화국'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활동 위축 및 국가 경쟁력 약화·슬롯사이트 건수 급증으로 사법 시스템 부담 가중·과도한 변호사 의존, 슬롯사이트 만능주의 심화 등 역기능을 초래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전면적 슬롯사이트 도입 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대표 당사자 자격을 강화하고, 남소 방지를 위한 소송비용 부담 원칙 확립 등 제도적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손해배상액 상한제 또는 조정 여지 마련 △증거개시절차(디스커버리 제도)의 합리적 운용 △화해 및 조정 절차 활성화 △특정 유형 사건에 따라 '옵트인'과 '옵트아웃' 방식 다르게 적용하는 등 절충안 모색 △슬롯사이트 도입 범위 단계적 확대 등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미국, 독일, 영국 등이 다양한 통제장치를 마련함으로써 남소를 방지하고 실효성 있는 슬롯사이트적 권리구제를 정착시킨 대표 사례다.

실제 미국 법원은 집단슬롯사이트을 허가하는 단계에서 △대표당사자가 집단의 이익을 공정하고 적절하게 대변할 수 있는지 △집단 구성원의 수가 너무 많아 개별 슬롯사이트이 비실용적인지 △공통된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쟁점이 있는지 등 절차적 요건을 심사한다. 법원의 승인을 받아 집단슬롯사이트의 화해나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도 다수다.

'참가 등록제' 방식을 운영하는 독일의 경우 일정한 자격을 갖춘 소비자 단체만이 슬롯사이트을 제기할 수 있도록 제소권자 제한 조항을 둬 개인이 직접 대표당사자가 되기 어렵도록 설계했다.
영국 법원은 사전 심리 단계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반면 하종선 법률사무소 나루 변호사는 "슬롯사이트 도입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우리나라만 경제 규모에 비해 뒤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슬롯사이트를 도입해 공통된 문제로 다수의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이들의 피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서지윤 이현정 최혜림 기자yesji@fnnews.com 김예지 서지윤 이현정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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