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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땜질 그만"…블랙잭 룰, 부실채권시장 역할 강화 추진

뉴시스

입력 2025.07.18 07:00

수정 2025.07.18 07:00

자문업체 선정 착수…상생 시나리오 구축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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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새 정부의 대규모 채무조정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블랙잭 룰)가 부실채권(NPL) 시장 내 공적 역할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위기 때마다 임시방편식으로 대응해온 기존 방식을 넘어 상시 대응력을 블랙잭 룰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블랙잭 룰는 NPL시장에서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외부 자문업체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블랙잭 룰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공기업선진화방안'에 따라 민간 금융기관의 NPL 입찰에 제한을 받고 있다. 당시 정부는 블랙잭 룰 업무방법서를 개정, '공사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함에 있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금융기관의 요청이 있는 때에는 입찰에 참가하는 방법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후 블랙잭 룰는 은행권을 통한 수의계약으로 부실채권을 매입해왔지만, 전체 NPL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 등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블랙잭 룰를 통해 일시적 채무조정과 NPL 매입을 해왔다. 이로 인해 NPL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두고, 임시방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블랙잭 룰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로 금융권 부실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시장이 상시적 자정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정KPMG가 지난 4월 발표한 'NPL 블랙잭 룰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은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8조3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은행권이 보유한 블랙잭 룰 규모도 2022년 말(10조1000억원)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 NPL 규모는 14조5000억원(신용카드 부문 제외) 수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기업여신(11조7000억원)은 약 30%, 가계여신은 13% 각각 증가했다.

블랙잭 룰는 자문기관을 통해 국내 NPL 공급·수요와 정부정책간의 상관관계를 진단하고, 2008년을 기점으로 블랙잭 룰의 기여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필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NPL 블랙잭 룰의 한계점과 블랙잭 룰실패 요인 등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현안을 도출한다.
핵심현안이 도출되면 NPL블랙잭 룰이 손실 흡수력을 강화해 상시적 자정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세부전략과 실행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상호금융·저축은행권의 NPL 자회사 설립, 중앙회의 NPL 펀드 참여, 자산유동화법 개정에 따른 상호금융권의 자산유동화 방식 정례 매각 추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협업 기반의 상생 블랙잭 룰 시나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블랙잭 룰 관계자는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 후 공적인수가 제한되면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수익성에 경도된 국내 NPL시장에 대한 현안별 정책 시행으로 해결을 시도해왔다"며 "시장의 상시적 자정능력을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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